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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화
1권
저것들이 왜 또 눈이 뒤집혀 날뛰는 이유는 모르지만 생각할 여력이 없다.
피의 막은 오라의 베기나 관통공격에 취약하다.
멀쩡해 보이지만 검으로 베어진 부위를 바로 피를 흘려 넣으며 보수하느라 죽을 지경이었다.
거기다 바위정도는 맨손으로 쪼개는 무식한 힘으로 자꾸 내려치니 피의 공이 무작위로 튀면서 지금 자신의 좌표조차 인지할 수 없었다.
마법의 영창도 불가능한 상황에 피가 부족하여 어지러우니 마도의 발현이 갈수록 꼬인다.
지금 막 재생한 팔도 안정될 때까지 육체마법으로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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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파워볼게임 다리를 사용하자니 처리 못하면 다음에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목이 날아갈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그런데 주마등처럼 10써클이 되어 산맥너머로 처음 외유로 나갔을 때 본 세상이 아른거린다.
수많은 먹을거리와 음식들, 미친 듯이 도시 안의 모든 음식재료를 사들이고 맛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인간의 문화라는 것을 느껴보기 위해 모든 서적을 구입하였다, 호화롭고 아늑해 보이는 건물들에 감탄하고 따뜻한 물에 목욕이라는 사치를 누려보았다.
배우의 엔트리파워볼 속마음과 상관없이 무대 위에서 웃고 떠드는 연극이라는 것을 보고 과연 이율배반적인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며 탄식하면서 문화의 향기에 취해 감탄했다.
지극히 허접한 제국군인 들과 수준이 낮은 용사일행에게 공격당하기 전인 짧은 몇 시간의 외유였지만 이것이 인생이며 행복이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뿌리 뽑을 때까지 누리지 못하고 마신들과의 결투나 대신족(代神族)과의 전쟁도 아닌 겨우 대수림의 종족들 10억 정도에 죽을 것 같으냐? 외부 마법이 신력결계로 봉쇄되고 육체마법에 희생시킬 육신이 없어져도 난 흑마도사다. 이정도 궁지로 몰리면 소환마법의 극의로 이계의 신을 소환해주마. 마침 전쟁터라면 아무 대가없이 날뛰어 주겠다는 마신 비슷한 것들도 계약되어 있다. 이건 모두 너희 탓이다.’ 이를 악물고 막 나가기로 결심을 굳히고 밖을 살핀 자신의 눈에 비친 뜻밖의 광경에 입이 딱 벌어졌다.
‘이건 또 뭐야?’
쫘아아악-! 쫘악! EOS파워볼
파손된 천과 같은 미스릴의 갑옷을 스스로 찢으며 벗어버리는 하이엘프 퀸들의 모습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오른손으로는 자신의 키보다 큰 정령검을 피의 구에 쉴 새 없이 휘두르면 왼손으로 자신의 방어구를 해체해 가고 있는 것이다.
내 육체마법에 의해 타격을 입은 방어구가 잘 벗겨지지 않자 그것을 완력으로 찢어낸 것이다.
‘저거 7서클이상이 아니면 손상이 안 되는 최상급 마족 대비용 방어구일 텐데 그걸 힘으로 찢어? 오우거도 불가능한 일인데?’ 미스릴의 갑옷이 완전히 벗겨지자 튕기듯이 튀어나오는 젖가슴과 하얗게 드러나는 엉덩이는 둘째 치고 오거를 능가하는 힘에 경악했다.
로투스바카라 여기에 비부와 가슴의 일부분만을 금속재질의 속옷으로 가린 거의 나체가 된 모습으로 이제 양손으로 대검을 휘두르는 모습에 울렁거리기는 고사하고 속이 덜컥 내려 않았다.
어릴 적 첫사랑이던 하이엘프 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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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으로 검을 휘두르는 몸의 움직임에 따라 꿈에 그리던 커다란 젖가슴이나 탱탱한 엉덩이들이 극히 일부만 가려진 채 바로 눈앞에서 어지러이 움직이고 있지만 지금 그걸 보고 두근거릴 상황이 아니었다.
극도의 위기감에 피 부족으로 어지럽던 정신이 깨어나며 나의 죽음을 예지한다.
‘일생일대의 위기다-!’
하이엘프 퀸들의 몸이 복숭아처럼 분홍빛으로 가열되며 속도가 증가한다.
공기를 가르던 검의 소리가 공기를 파열시키는 폭음이 된지 오래다.
충격의 허용량을 넘어서자 사력을 다해 강화시킨 ‘블러드 빅뱅’이 비명을 지른다.
이미 9서클의 위력에 로투스홀짝 버금가게 검의 힘이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빛의 선이 하이엘프의 피부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배꼽에서 시작한 빛은 위로는 가슴을 향해 뻗어 올라가고 비부와 다리를 향해 뻗어갔다.
위로는 가슴에 도착해 마치 나무가 가지를 펴듯이 젖가슴 전부를 빛이 휩싸여 간다.
아래 역시 비부에 도착해 뿌리를 내리듯이 비부를 감싸고 늘씬한 다리 전체를 빛으로 휘감았다.
그러자 몸에 부담이 가는지 땀이 물처럼 흐르며 몸의 굴곡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허공에 뿌려지는 땀방울이 빛나면서 그들에게 연결되는 흐릿한 빛의 선을 보여주었다.

그 빛의 선을 따라 연결된 것은 대공동을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세계수들이었다.
그 모습은 하이엘프 퀸들의 육체에서 떠오른 빛의 문신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신체에 새겨진 세계수의 문신과 하이엘프 제국이 위치한 거대 세계수들이 동시에 빛난다.
그리고 하이엘프 전사들의 몸에서 빛이 품어져 나왔다.
세계수를 중심으로 모든 하이엘프들의 정령력이 최대한 발휘되고 있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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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하이엘프 퀸들은 저 거대 세계수의 핵이기도 했나? 이러면 위험해!’ 정력석의 검에서 발해지던 강화 오라가 갑자기 응축을 거듭하며 신력과 같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저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하이엘프 퀸들이 무슨 짓을 해서 자신들을 강화해도 생명체인 이상 8서클 마스터 급이다.
합공을 하든 10억에 가까운 집단으로 소모전을 하던 거의 9서클 이상인 마왕을 이길 수는 없다.
비록 중간계에 와서 1할의 힘밖에 사용 못한다 해도 이미 최상급에 도달한 정신체이며 한정 되지만 세계의 법칙까지 수정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의문스러웠던 그 승리에 대한 대답은 이것이었다.
세계수를 통해 모든 하이엘프의 정기를 모아 일순간이나마 상위신에 도달하여 초월적인 일격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아마도 저 하이엘프 퀸들은 자신의 몸에 세계수의 씨앗을 심었고 그것을 통해 세계수와 연동하고 있을 것이다. 비록 하이엘프라 할지라도 세계수가 생명체의 몸에 자신을 가두는 것을 용납할리 없기에 수시로 그 몸을 부수려고 할 것이다. 세계수의 거부 반응을 자신들의 강건한 육체와 정신력으로 제압하며 저런 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순간이라도 몸에 심은 세계수의 의지를 통제 못하면 세계수는 원래의 거대한 모습을 다시 찾고 그들의 육체를 산산조각 낼 것이다. 이런 미친 짓을 하다니? 역시 만만치 않군.’ 생각은 길었지만 반응은 극히 짧았다.
다섯줄기의 유사 신력의 빛이 최고조에 이르자 피의 구슬을 향해서 전심전력으로 서로의 안전을 도외시한 채 전후좌우에서 찔러갔다.
검의 속도가 음속을 초월하여 굉음을 울려 퍼졌다면 지금은 그 몸 전체에서 굉음이 울리고 있었다.
몸으로 전진하면서 찌르는 속도가 공기의 벽을 찢은 것이다.
여기에 검 끝이 피의 막에 도달하려는 순간 모두의 신형이 회전을 시작한다.
발끝에서 시작한 회전은 종아리, 허벅지와 엉덩이를 타고 허리를 통과하여 가슴에서 멈추면서 근육을 응축하기 시작한다.
가슴과 엉덩이가 한계까지 쥐어짠 근육에 의해 더욱 부풀어 올랐다.
가슴과 엉덩이를 축으로 전신의 근육을 최대한 비틀어 회전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심한 생각이 빠르게 스쳐갔다.
‘과연 저 기술 때문에 하이엘프 퀸들의 가슴과 근육이 저렇게 크고 탄력이 넘쳤구나―! 헉-! 이런 한심한 생각을 지금 하다니? 지금 이 상태로는 못 버텨-! 피해야 한다.’ 허나 속도가 너무 빨랐다.
몸을 최대한 비틀어 만들어낸 회전이 반대방향으로 한순간 풀리면서 몸 전체가 나선으로 회전한다.

당연히 초고속으로 회전한 검끝은 나의 ‘블러드 빅뱅’을 종이 짝처럼 찢겼다.
‘몸 상태가 최악이라 피할 수가 없다. 커어억-!’ 다섯 자루의 대검이 사방에서 나의 육체를 가른다.
모든 검이 가슴을 꿰뚫고 심장에 정확하게 도달하였고 검의 끝은 심장에서 서로 부딪쳤다.
이때 정령석의 검이 비명을 지르면서 정령력을 미친 듯이 토해냈다.
자신과 반발되는 속성과 만나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 자신의 소멸도 무시한 채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퍼어어어어어억-!
그것은 당연히 폭발로 이어졌고 심장에서 시작한 폭발은 상체를 전부 집어 삼키고 갈가리 찢어버렸다.
‘과연 이것이라면 마왕조차 쓰러졌을 것이다.’ 이제야 납득이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식이 끊겨 갔다.
나의 육체가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끼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제기랄-! 마법불가지역만 아니었어도 이렇게는 안 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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