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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7화 최선을 다해 볼 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큰 나무 아래 한 남자가 등을 기대고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었다.
남자는 가끔은 심각한 표정으로 가끔은 미소도 지으면서 책 내용에 집중했다.
이전에도 보았던 도일이라는 소녀가 남자의 무릎을 베고서 마찬가지로 책을 보는 중이었다.
한편, 소막은 여전히 홀로 비도를 휘두르며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 세 사람 외에도 장내에는 알록달록한 치마를 입은 귀여운 소녀가 존재했다.
나무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소녀는 편편한 돌에 앉아 작은 돌멩이로 공기놀이를 하는 중이었다. 소녀는 혼자 놀기 무료했는지 가끔씩 고개를 돌려 나무 밑의 남자를 살피곤 했다.
이때, 남자가 책을 놓고서 수련 중인 소막을 바라보았다. 잠시 소막이 수련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남자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장면을 본 소녀는 표정이 다소 시무룩해졌다.
한참 후, 용기를 낸 소녀가 공깃돌 몇 개를 주워 들고서 쭈뼛쭈뼛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주, 주인… 저하고도 같이 놀아주면 안 돼요?” 이에 남자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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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워볼실시간 여기서 도일이 하고 책을 읽어야 하니 혼자서 놀고 있거라.” 소녀는 도일을 흘끔 쳐다보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감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그렇게 주저하던 소녀는 결국 돌아서서 원래 있던 자리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그리고는 애꿎은 공깃돌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 말았다.
이 소리를 들은 남자가 고개를 들어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막 소녀를 향해 무어라 말하려는 이때, 도일이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주인, 여기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도일이 책을 들이밀자, 남자의 시선이 자연히 도일이 손가락으로 짚은 부분으로 향했다.
“음… 전에도 한 번 설명해 준 것 같은데?” “아, 중요한 부분 같아서… 다시 설명해 줘.” 이 말에 남자가 씩 웃으며 책 내용을 해설하기 시작했다.
이때, 근처에 실시간파워볼 있던 소녀는 이미 어딘가로 사라진 상태였다.
그렇게 진지한 토론이 끝난 후, 남자는 다시 소녀가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엔 소녀가 팽개치고 간 공깃돌 몇 개만 처량하게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이를 끝으로 회상은 끝이 났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엽현.
생명법칙은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엽현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때, 눈을 뜬 엽현이 손바닥을 펼쳤다. 그의 손 위에는 공깃돌 몇 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엽현은 순간 고개를 실시간파워볼 갸우뚱했다.
이건 또 어디서 나타난 물건이란 말인가?
소복의 여인은 표정 없는 얼굴로 엽현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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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엽현의 파워볼게임 손안에 있는 돌을 본 생명법칙이 다소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 입은 웃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때,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엽현에게로 한발 엔트리파워볼 다가선 생명법칙이 갑자기 엽현을 끌어안고서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것이다.
뒤이어 눈을 꼭 감은 그녀의 입에서 가녀린 음성이 흘러나왔다.
“주인… 조심해야 해. 주인이 가장 아끼던 사람이 어쩌면 가장 위험…….” 이때, 아직 말을 이어가고 있던 생명법칙의 음성이 갑자기 뚝 끊겼다.
이와 동시에 그녀의 육신이 빠른 속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 엽현 곁에 있던 소복의 여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한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감히 내 허락도 없이 살수를 펼쳐?” 음성이 떨어진 순간, 한 자루 검이 그녀의 손을 벗어났다.
팟-!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 검이 백만 리 밖에 도달했다.
쾅-!
거대한 폭발과 함께, 주변 성역 일대가 한순간에 허무로 변해 사라졌다.
하지만 소복의 여인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조금 전 일격에 상대를 죽이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이는 그녀의 검이 처음으로 실패를 맛본 순간이기도 했다.

소복의 여인이 손을 뻗자, 그녀의 검이 다시 손안으로 돌아왔다.
검날에는 한 방울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
이 핏방울을 보자, 여인의 눈빛이 일순 냉랭하게 변했다.
이 시각, 엽현의 품 안에 있던 생명법칙은 이미 완전히 소멸해 버린 상태였다.
이때, 엽현의 손에는 나무 인형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는 생명법칙이 죽기 직전, 엽현에게 건네준 것이었다.
나무 인형은 생명법칙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아마도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으리라.
엽현은 손안에 나무 인형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바로 이때, 엽현 뒤편으로 무수히 많은 광점들이 나타났다.
이 기이한 녹색 빛들이 순식간에 한데 뭉치자 그 자리에 하나의 영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목소도!
고개를 돌려 목소도의 영혼을 확인한 순간, 엽현의 표정이 크게 밝아졌다.
생명법칙이 약속대로 목소도를 부활시켜 주었던 것이다!
엽현은 마지막으로 손에 든 나무 인형을 한 번 쳐다보고는 품 안에 고이 간직했다.
이때, 눈을 뜬 목소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 안 죽었어?”
“하하! 죽지 않아서 서운한 거야?” 엽현의 음성에 목소도가 시선을 돌렸다.
“혹시 생명법칙이 나를…?” 엽현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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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에 목소도의 표정이 더더욱 의아해졌다.
“네가… 생명법칙을 이겼다고?” “하하,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모두에게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어!” 소복의 여인 곁으로 다가가 선 엽현이 웃으며 말했다.
“여기는 청아, 내 동생이야.” 무의식적으로 소복의 여인을 바라본 순간, 목소도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황급히 고개를 숙여 예를 차렸다.
“지, 지존!”
지존!
소복의 여인은 목소도를 바라보더니 말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가 끝나자, 목소도가 엽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제 떠날 시간이야.”
“떠나? 어디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이 말에 엽현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돌아가면 죽을 거야.” “하하, 걱정 마. 그럴 일은 없으니까.” “하지만…….”
이때, 목소도가 엽현의 말을 끊어냈다.
“유난 떨지 마. 네 허락을 구하려 한 말은 아니니까.” “아… 그런 뜻은 아니었어. 단지 나를 도와줬던 네가 돌아간다면…….” “하하, 무슨 말인지 알아. 그래도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 이때, 곁에 있던 소복의 여인이 나섰다.
“내가 함께 가도록 하지.” 소복의 여인을 흘끔 쳐다본 목소도가 고개를 저었다.
“지존, 우주법칙을 노리고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나와 함께 간다 해도 그들을 만날 순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저조차 그들의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에 소복의 여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목소도는 다시 한번 엽현을 쳐다보고는 마의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때, 마의와 검칠은 이미 싸움을 멈춘 상태였다.

“가자!”
짧은 한마디와 함께 목소도가 먼저 돌아섰다.
마의가 곧바로 목소도를 따라나서자, 검칠 또한 황급히 두 여인의 뒤를 쫓았다.
빠르게 목소도를 따라잡은 마의가 다소 멍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난 봤어… 저 여자가 생명법칙을 단칼에 죽여 버리는 걸… 반격은커녕 도망칠 기회조차 없었어….” 목소도가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놀랄 일도 아니야. 저 재수 없는 놈 뒤에는 그런 존재가 둘이나 더 있으니까.” “두, 둘!?”
목소도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의는 충격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저 소복의 여인 하나만 해도 엄청난데 그런 괴물이 둘이나 더 있다니!
이때, 목소도가 말없이 있던 검칠을 바라보았다.
“검칠, 같은 검수로서… 혹시 열등감 같은 걸 느끼진 않나?” 열등감?
검칠은 전혀 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열등감이 들기에는 소복의 여인이 펼친 검이 너무나도 강력했던 것이다.
둘 간의 실력 차는 한 마디로 ‘절망’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들이 신으로 여기고 있던 우주법칙조차 그 여인의 일검을 받아내지 못했으니…….
검칠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때, 마의가 목소도에게 말했다.

“소도, 그나저나 정말로 돌아갈 생각이야?” “후후, 내가 농담으로 그런 소릴 한 것처럼 보여?” “하지만… 이번에 돌아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할 수도 있어!” 이에 목소도가 웃으며 대답했다.
“사정이 어떻든, 나를 완성시킨 건 그녀였으니, 마음 내키는 대로 배신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 마의는 더 이상의 말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한번 결정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바꾸는 일이 없는 여자.
그게 목소도였으니까.
얼마 후, 세 여인은 어두운 성공 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엽현은 목소도의 마지막 모습을 응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를 곁에 남겨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떨쳐낸 엽현은 곁에 있는 소복의 여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청아. 여긴 어떻게 온 거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청아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엽현에게는 대단히 의외인 일이었다.
“놈들의 본체가 현신한 걸 감지하고서….” “혹시 우주법칙이 어디 있는지 느낄 수 있어?”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
“청아 너조차 느낄 수 없다고?” 여인이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엽현이 이번에는 소막을 향해 물었다.
“소막, 혹시 우주법칙의 위치를 알고 있니?” 소막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 몰라….”
엽현은 다소 머리가 아파 왔다.
소막까지도 모른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한단 말인가?
이때, 엽현이 뭔가 떠오른 듯 소복의 여인을 쳐다보았다.

“청아,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 생명법칙을 공격했던 거지?”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눈치챘을 때 흉수는 이미 도망간 후였어.” 이 말에 엽현의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여인의 검을 피해 달아날 정도라면 얼마나 고수라는 소리인가?
“마지막 순간에 그 우주법칙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어. 누군가 그 말을 하지 못하게 막은 거고.” 여인의 말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생명법칙은 소멸하기 직전 무언가를 조심하라는 말을 남겼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죽는 바람에 그게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진 못한 상황이었다.
생명법칙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걸까?
바로 이때, 소복의 여인이 고개를 돌려 양족 여인을 바라보았다.
두 여인이 눈을 마주친 순간, 갑자기 장내에 뜨거운 불길이 일었다.
이 모습에 엽현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혹시 둘 사이에 어떤 원한이라도 있던 걸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엽현은 재빨리 둘 사이를 몸으로 가로막았다.
“청아, 방금 전 선조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거야!” 이에 소복의 여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안 죽일 거니까.” “…….”
양족 여인은 소복의 여인을 흘끔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아니,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복수 따위는 꿈도 꿀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이미 상대가 아닌 줄 알면서 덤비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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